엘리엇, 현대차그룹 지분 털었다…지배구조 개편 다시 속도낼듯

진상훈 기자
입력 2020.01.22 19:02 수정 2020.01.23 09:36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주 제동을 걸었던 엘리엇이 철수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현대차 제공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현대차 제공
22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엘리엇은 보유했던 현대자동차(005380)지분 2.9%, 기아자동차(000270)2.1%, 현대모비스(012330)2.6%를 지난해 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지난 2018년 4월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의 지분을 10억달러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가로막고 고배당을 요구해 지분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만들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엘리엇의 공격에 현대차그룹 측은 결국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중단했다.

엘리엇이 약 2년만에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한 것은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열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정기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과 배당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최근 정의선 그룹 총괄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친환경차 전환과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여러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와 투자를 진행하려면 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만한 변수를 최대한 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엘리엇의 철수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