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 홀수 달엔 한국, 짝수 달엔 일본... '셔틀 경영'으로 한일 롯데 경영

김은영 기자
입력 2020.01.19 18:03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1967년 롯데의 한국 진출 이후 50여 년간 '한류일식(韓流日式)'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한일 롯데를 관리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 사회를 관찰하며 각국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 홀수 달은 한국에, 짝수 달은 일본에 머물며 양국 롯데그룹의 현안을 챙겼다. 그의 독특한 경영방식에 재계는 '셔틀 경영', 현해탄 경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그의 셔틀 경영은 2012년 이후 중단됐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공포가 번지면서 일본에 장기간 머물기 어려워지면서다. 이어 2013년 신 명예회장이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엔 건강이 악화한 후 셔틀 경영은 사실상 중단됐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 머물 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마련된 집무실 겸 숙소에서 지냈다. 이는 셔틀경영을 원활히 유지하기 위한 장소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이곳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신이 일본에 가 있던 한 달간의 매출 및 경영 현안을 보고받고 영업 방침을 지시했다.

롯데 관계자는 "일요일을 제외하면 하루에 오전·오후 1개사씩 계열사 업무 보고를 받았다"며 "매일 7~8시간씩 꼼꼼하게 경영 현안을 챙겼기 때문에 계열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2015년 '형제의 난' 이후 그의 영향력이 약화하면서 사장단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 가지 않을 땐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 등의 점포를 방문해 유통 현장을 챙겼다. 셔틀 경영을 중단한 2012년 2월 사전 예고 없이 운전기사만을 대동해 영업장을 순시해 현황을 살핀 건 유명한 일화. 불시에 점장을 불러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쏟아내는 신 명예회장의 꼼꼼한 '현장 경영'에 점장들은 항상 점포 현황과 고객 성향 등을 챙겨야 했다.

롯데그룹을 이어받은 신동빈 총괄회장도 아버지의 셔틀 경영을 재현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2018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스스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물러났다, 이후 다시 일본 경영에 복귀해 한일 롯데를 직접 챙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