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들, 중국 주식 하루 1조씩 사들인다

김민정 기자
입력 2020.01.15 03:12

상하이종합지수 3100선 돌파 中, 은행 지준율 내려 경기부양 "첨단기술 지원 정책 강화로 5G·자율주행·헬스케어 유망"


글로벌 자금의 중국 증시 유입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기관투자자나 '큰손'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뜻하는 '스마트 머니'가 중국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수익처를 찾아 한발 앞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스마트 머니는 자금 흐름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실제로 올해 중국 증시에 대한 증권업계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며 내수 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과 첨단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어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는 선진국 증시 중에서는 미국, 신흥국에서는 중국 등 G2(미·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외국인, 하루 1조씩 중국 A주 사들여

지난해 11월 26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시장(EM)지수 내의 중국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 비중을 높인 것은 중국 증시에 호재였다. 중국 주식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이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금이 추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추가 편입 이벤트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외국인의 중국 A주 매입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다. 지난달 자금 유입에 속도가 붙은 덕에 작년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A주 순매입액은 3519억위안(약 59조원)을 기록하며, 전년(2396억위안) 대비 47%나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새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 들어 외국인의 중국 A주 일평균 매수액은 60억위안(약 1조원)으로 집계됐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중국 증시가 크게 올랐다 폭락한) 2015년 이후 월간 일평균 매수액으로 최대치"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 갈등 격화 등으로 지난 8월 2768.68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3000선을 회복한 뒤 13일 3115.57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여러 대내외 호재가 앞으로도 중국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15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며, 11월 미 대선까지는 미·중 갈등이 부각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경우 중국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사라지며 내수가 살아나고, 기업 실적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이달 6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내리며 경기 부양에 나선 점, 기술 굴기를 위해 5G(5세대 이동통신)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원 힘입어 5G 등 IT 업종 유망"

그렇다면 중국 주식 중에서 어떤 업종이 유망할까. 삼성증권은 "올해는 중국의 '정책적 지원'과 '소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수혜가 예상되는 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기술 육성 정책에 힘입어 5G,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첨단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경기 회복에 힘입어 이러한 기술에 대한 소비도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면서 중국 전기차 기업인 BYD(비야디), 올해 5G의 본격 상용화로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샤오미 등을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형 성장주와 IT(정보 기술) 업종이 유망하다고 봤다. 지난 3년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로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대형주와 소비주에 편중해 투자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중형 성장주와 IT 업종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최설화 연구원은 "올해는 중국 정부의 기술 지원과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을 갖춘 중형주와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 변수로 떠오른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중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의 에너지 소비 중 석유 비중은 19%로 비교적 낮아 중국 경기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