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우중 회장 빈소에 정·재계 조문…정의선 부회장 "안타깝다" 울먹여

최지희 기자
입력 2019.12.10 17:43 수정 2019.12.10 18:27
전직 ‘대우맨’들 가장 먼저 빈소 찾아
정의선·이명희·조원태·정용진 등도 조문

"김우중 회장님만큼 위대한 기업인, 애국인은 흔치 않습니다. 본인은 일만 하면서 우리 보고는 ‘식사를 거르지 말라, 식사했느냐’며 살뜰히 챙기셨고, 부하들을 끔찍이 사랑하셨습니다."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측근인 김태구(81) 전 대우자동차 회장은 10일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 전 회장 빈소에서 이같이 고인을 추모했다.

건강 악화로 아주대병원에서 지난해 말부터 11개월간 입원 치료를 해오던 김 전 회장은 9일 오후 11시 50분 별세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문에는 김 전 회장과 함께 일했던 전직 ‘대우맨’들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98년 대우그룹의 국내 임직원은 10만5000여명에 달했던 만큼, 김 전 회장과 한솥밥을 먹었던 직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중 충신’으로 알려진 김태구 전 회장을 비롯해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고인을 기렸다.

김태구 전 회장은 "가족이면서 큰 스승이었다"며 "돌아가시기 열흘 전에도 뵀는데, (나를) 잘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밝은 표정으로 맞이했고, 말은 안 하시지만 희생정신을 강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구 전 회장은 밤을 새워 가며 일하던 고인의 모습을 회생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오밤중까지 일했다. 한 번은 유럽 출장을 갔다가 홍콩에 들렸는데 방이 없어서 회장님이랑 같은 방을 썼다.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회장님은 새벽 4시에 책을 읽고 있었다." 다음날 조찬 회동에 늦는다며 밤을 새울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는 설명이다.

김태구 전 회장은 고인의 별세에 대해 "침통하고 애통하다"며 "오랫동안 고생을 하셔서 좀더 활동 하셨으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 운영이 아니더라도 지금 같은 인재양성사업이라도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더 못하고 돌아가셔서 아쉽다"고 했다.

배순훈 전 대우전자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순훈 전 대우전자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병주 세계경영연구회장은 "마지막에 특별히 다른 말씀은 없었다. 평소 하던 말씀은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한 청년 사업가 양성 사업을 앞으로도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 세대가 잘해서 다음 세대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며 "역사는 지나가는 것이지만, 회장님이 큰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간 것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장영수 전 대우건설 회장은 "김 전 회장은 현장을 강조하신 분으로 호텔을 제쳐두고 현장에서 잠을 청할 만큼 일의 속도가 빨랐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배순훈 전 회장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정부와 (대우가) 잘 타협해서 (부채를) 줄였으면 대우가 해체까지는 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며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는데 동력을 제공한 분인데 세상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부터는 재계 인사들이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손병두 전 전경련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에 대해 "안타깝다"며 울먹였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재정 경기교육감, 김우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정갑용 전 연세대 총장, 박재윤 전 경제수석 비서관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화를 보냈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몽규 HDC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도 조화를 보내 고인을 기렸다.

이날 장례는 대우그룹 해체 이후 흩어져 있던 대우 임직원들과 김 전 회장이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맡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