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GS' 발판 만들고… 허창수, 웃으며 떠나다

신은진 기자
입력 2019.12.04 03:08

[임기 2년 남기고 용퇴… 새 사령탑에 동생 허태수] 평균 57세 젊어진 사장단… 외부 인재도 대거 수혈 - 허창수, 전경련 회장직은 유지 그룹 매출 23兆→68兆로 성장, 계열분리 15년 만에 첫 총수교체 - 허태수, 디지털 혁신 전도사 홈쇼핑 해외진출 성공시키고 모바일 쇼핑으로 사업구조 바꿔


재계 서열 8위인 GS그룹이 출범 15년 만에 새로운 총수를 맞이한다. 내년 1월부터 허창수(71) GS그룹 초대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막냇동생인 허태수(62) GS홈쇼핑 부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GS그룹을 이끌게 된다. GS그룹은 3일 "허창수 회장이 오늘 사장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사임을 표명했고,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주주 간 합의로 새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허창수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선생의 3남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허태수 회장은 5남이다.



2008년 서울 종로구 GS 남촌리더십센터에서 열린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허 명예회장의 다섯 아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허창수 GS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남촌재단
2008년 서울 종로구 GS 남촌리더십센터에서 열린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허 명예회장의 다섯 아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허창수 GS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남촌재단
한 재계 인사는 "2004년 동업 관계인 LG그룹과 잡음 없이 '아름다운 이별'을 한 허창수 회장이 이번에는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기고 용퇴하는 '아름다운 승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인사에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사장이 GS칼텍스 대표를 맡은 데 이어, 올해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40)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GS그룹의 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물러나는 허창수… GS건설·전경련 회장직은 유지

허 회장은 내년부터는 GS그룹 명예회장과 GS건설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한다. 전경련 회장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 ㈜GS 이사회 의장 자리도 허태수 신임 회장에게 물려준다.

허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 15년간 '밸류 넘버1 GS'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 세계적 기업을 향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지주회사 중심 지배구조를 마련했고,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등 3대 핵심 사업의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곳 규모의 GS그룹을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곳 규모로 약 3배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또 GS 계열사의 글로벌 시너지를 극대화한 결과, 출범 첫해 7조1000억원이던 해외 매출을 2018년 36조8000억원까지 5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날 인사에서 허창수 회장의 맏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게 된다. 신임 허 사장은 GS칼텍스를 거쳐 2005년 GS건설로 입사했으며 재무팀장, 경영혁신담당, 플랜트공사담당, 사업지원실장을 거쳤다.

허태수 신임 회장, GS그룹 디지털 혁신 전도사

GS그룹의 새 사령탑이 되는 허태수 신임 회장은 그룹 내 디지털 혁신 전도사로 유명하다.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최근엔 스타트업과 함께 혁신과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달 GS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을 세우기로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GS그룹이 내실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경영을 중시했다면 앞으로는 과감한 혁신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인사는 "허 신임 회장은 탁월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 미래 비전 제시 능력으로 대주주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차기 리더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홍순기 GS 사장, 김태형 GS글로벌 사장, 김호성 GS홈쇼핑 사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홍순기 GS 사장, 김태형 GS글로벌 사장, 김호성 GS홈쇼핑 사장.
그는 홈쇼핑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 당시 GS홈쇼핑 수장이 돼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급성장을 이끌었다.

허 회장 취임 직전이던 2006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에 불과하던 실적을 지난해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으로 성장시켰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 2014년 7300억원이었던 모바일 쇼핑 취급액이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서는 등 TV 홈쇼핑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태수 신임 회장 취임은 GS그룹이 다가오는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젊어진 GS그룹 사장단

GS그룹은 이날 허 회장의 사촌 동생인 GS리테일 허연수(58) 사장과 GS건설 임병용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그룹 임원 4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검사 출신이자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임 사장은 1991년 LG 구조조정본부에 입사해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 부사장, ㈜GS 경영지원팀장 사장을 지냈고, 2013년부터 GS건설을 이끌고 있다.

GS그룹 측은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으로 능력이 검증된 리더들을 사장으로 대거 승진시키고 사장단 평균 연령이 57세로 기존보다 3세가량 젊어졌다고 밝혔다. ㈜GS 최고재무책임자(CFO) 홍순기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홍 사장은 GS EPS 관리부문장, ㈜GS 업무지원팀장 등을 거쳐 그룹 내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GS글로벌 김태형 부사장, GS홈쇼핑 김호성 부사장, GS파워 조효제 부사장, ㈜GS 김석환 부사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글로벌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도 대거 이뤄졌다. GS칼텍스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서 근무한 김정수씨를 경영기획실장(전무)으로 영입했고, 법무법인 율촌 등을 거친 임범상 변호사를 법무부문장(전무)으로 영입했다. ㈜GS는 사업지원팀 곽원철 상무를, GS에너지는 신사업개발부문장 강동호 상무를, GS홈쇼핑은 뉴테크 본부장 이종혁 상무를 각각 새 임원으로 영입했다.

㈜GS▷상무 곽원철

GS에너지▷전무 진형로▷상무 강동호 전상후

GS칼텍스▷전무 김용찬 김창수 김정수 임범상▷상무 박용찬 오용석▷상무보 국윤석 김인권 백형선 변종경 오문현 하재준 허주홍

GS리테일▷상무 안병훈 김남혁 곽용구

GS홈쇼핑▷부사장 박영훈▷전무 김원식 우재원▷상무 이종혁 윤선미 김준완

GS글로벌▷전무 유장열▷상무 김상윤 김성욱

GS건설▷부사장 김규화▷전무 김종민 박춘홍 박용철▷상무 강성민 박영서 김동진 김하수 유현종 김민종 박준혁 안도용

자이S&D▷대표이사 전무 엄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