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최태원 SK회장 포스코서 강연..."사회적 가치 추구해야 기업도 생존 가능"

안소영 기자, 최지희 기자
입력 2019.12.03 19:08 수정 2019.12.10 15:56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기업도 돈을 벌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포스코센터를 찾아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의 특별 강연을 진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만 59세 생일이지만,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를 찾아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전했다. 그가 외부 기업 행사에서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포스코센터에서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의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조선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포스코센터에서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의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조선DB
그는 "한반도 6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떠다니고, 세계 청년 인구 18억명 중 5억명이 실업자나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속하는 등 사회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은 다양한 문제의 발생속도가 빨라지고 해결속도가 늦어져 기업의 역할이 커졌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과거에는 가격이 싸면 물건이 잘 팔렸지만, 이제는 매우 싼 게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며 "취향이 까다로워진 고객들은 이제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 제품은 사지 않을 거야’라고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형성됐다. 구글은 올해 5월 대표이사, 임원 등이 참석한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다른 전략은 제쳐두고 ‘장애인 접근성’만 다뤄 주목받았다.

최 회장은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혁신과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고, 자산·인프라를 공유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제시했다. 실례로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환경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그린 밸런스’ 전략을 선보였고, SK에너지는 주유소를 공유인프라로 활용하는 ‘홈픽’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9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인공지능(AI) 스피커 기반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솔직히 나 또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게 어렵고 귀찮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이제 이 흐름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단계로, 거스를 수 없는 수준에 와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사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싶지만 경제적 가치와 충돌이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회에 공헌한 걸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여기면 새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 불특정 다수에게 사회적 가치를 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미래의 잠재 고객을 끌어 올 수 있는 투자라는 설명이다.

최태원 SK회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 DB
최태원 SK회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 DB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반대 의견 등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하게 직원들을 설득해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직접 나서지 말고 사회적 공헌 부서에 맡기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한다"며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제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임직원과 자주 만나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최 회장이 임직원들과 자유로운 자리에서 만나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이 대표적인 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날 최 회장의 강연을 함께 청취했다. 그는 "포스코의 기업시민과 SK의 사회적가치가 서로 뜻하는 바가 맞아 오늘의 자리가 성사됐다"며 "두 기업의 노력이 합해진다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혁신운동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정우 회장은 최 회장을 배웅하며 "앞으로 더 협력하자"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최태원 SK회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이 점등식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안소영 기자
최태원 SK회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이 점등식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안소영 기자
이날 행사는 최정우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인연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CEO는 앞선 8월 13일 계열사 CEO들과 함께 서울 모처에서 회동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논한 적 있다.

최정우 회장은 당시 "SK그룹의 사회적가치와 포스코의 기업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점이 많아 서로 좋은 의견을 많이 나눴다"며 "향후에도 공통된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