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흠집만 나도 수십만원 물던 관행 사라진다

세종=정해용 기자
입력 2019.12.03 15:00
렌터카 사업자의 과도한 면책금 부과 제한하고
마일리지도 현금하고 합쳐 사용토록 제도개선

지난 9월 제주도 여행을 갔던 윤모(33)씨는 현지 렌터카 업체에서 차량을 빌렸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접촉사고 한 번 내지 않았는데 오른쪽 뒷바퀴에 10㎝가량의 흠집이 생겼고 렌터카 업체에서는 윤씨에게 20만원의 면책금을 요구했다. 면책금은 렌터카 사업자가 고객의 과실로 보험처리를 하는 경우 보험료 할증을 이유로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금액이다. 윤씨는 "20만원은 어디서 책정한 금액이냐?"고 따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렌터카 이용자가 자동차에 조금만 흠집을 내도 수십만원씩 렌터카 업체에 물어줘야 하는 관행이 내년부터는 사라진다. 또 항공사 마일리지를 현금과 합쳐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복합결제제도도 내년 중에 도입된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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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직속 소비자정책위원회는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소비자정책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의결했다.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소비자정책의 수립과 조정, 소비자 보호 및 안전 확보 조치, 소비자 정책관련 제도 개선 권고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이 총리와 여정성 서울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정부 위원 5명, 민간 위원 13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정책위원회에서는 소비자단체나 국민공모를 통해 제안된 3개 과제를 심의해 각 소관부처에 개선을 권고했다. 권고안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렌터카 사업자가 수리비를 청구할 때 차량 수리내역을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사고의 경중을 감안해 면책금의 적정 액수를 규정하도록 표준약관을 개정한다. 송상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범퍼에 작은 흠집만 나도 자체 규정을 적용해 50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을 소비자에게 물게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런 행태를 제한하기 위해 내년 중에 표준약관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가기술표준원은 LED마스크의 위해성을 분석해 평가하고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안전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법정대리인이 없는 환자가 전신마취 등의 상황에서 자신을 대신해 수술 동의 등을 할 수 있는 대리인을 사전에 지정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신마취상태에서 수술을 할 때 수술내용이 갑자기 변경되면 법정대리인이 동의를 해줘야 수술을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법정대리인이 없는 사람도 수술 전에 미리 동의인을 지정토록 하라는 게 권고안이다. 다만 이는 의료법을 바꿔야하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한다.

제품의 문제점이 발견돼 리콜 대상이 된 제품이 해외 직구를 통해 국내에 반입돼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공정위, 식약처,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소비자원은 협의체를 구성해 리콜관련 조치의 내역을 공유하고 국내 안전기준이 필요할 경우 소관부처에 제도개선을 적극 요청하기로 했다. 국가 간 안전기준이 상이한 품목에 대해서는 합동감시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기존에 소비자권익 증진을 위해 공정위와 항공사들 간의 도입을 추진해왔던 복합결제제도도 내년 중 대한항공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복합결제제도는 항공마일리지를 현금과 합쳐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한항공은 홈페이지 결제, 회계처리 시스템 변경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제도를 도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이 끝나면 이후에 제도를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