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韓특수 행사...日과 상관 없어” 점주들 ‘특수 기대’

최지희 기자
입력 2019.11.09 06:00
"빼빼로데이, 한국의 특수 기념일…일본과는 별개"
일부 편의점 본사, ‘빼빼로데이’ 명칭 사용 안 하지만 점주들 ‘자체 준비’
"그나마 활기 띠는 날" 연중 최대 대목…매출 최대 7배↑

"11월 11일만큼 고마운 날이 없어요. 매출이 정점을 찍는 날인데 제대로 준비해야죠."

빼빼로데이를 사흘 앞둔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 200m 간격으로 들어선 각기 다른 편의점의 창문에는 하나같이 ‘빼빼로데이 1+1’ ‘11월 11일’ 등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따로 마련된 행사 매대엔 다양한 종류의 빼빼로와 초콜릿이 빼곡했다. 앞서 일각에선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빼빼로데이 행사가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편의점 가맹점주 정모(53)씨는 "이달 1일부터 빼빼로데이 행사 매대를 꾸몄다"며 "혹시나 일본 불매운동 때문에 빼빼로가 안 팔릴까 싶어 초콜릿을 많이 꺼내놨는데 행사 전과 비교해 오히려 빼빼로만 매출이 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점주는 "빼빼로데이는 한국만의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불경기에 그나마 활기를 띨 수 있는 날인데 본사 측에선 빼빼로데이라는 명칭을 쓰지 말라고 해 황당했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에는 ‘빼빼로데이’ 대신 ‘하나 더 데이’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따로 진열된 매대에는 빼빼로데이 관련 제품이 빼곡했다. /최지희 기자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에는 ‘빼빼로데이’ 대신 ‘하나 더 데이’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따로 진열된 매대에는 빼빼로데이 관련 제품이 빼곡했다. /최지희 기자
실제 올해 일부 편의점 본사에서는 ‘빼빼로데이’ 명칭을 쓰지 않고 대체할 행사명을 내놨다. 편의점 GS25는 빼빼로데이 단일 행사를 열지 않기로 결정하고 ‘하나 더 데이’라는 명칭으로 행사를 벌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맞춰 빼빼로뿐 아니라 모든 품목에 대한 1+1 등 행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도 빼빼로데이 대신 ‘스윗 데이’라고 명명하고 별도의 빼빼로데이 관련 홍보물을 제작하지 않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빼빼로 관련 기획 상품을 출시하는 상황은 예년과 다르지 않지만, 올해는 초콜릿 등 더 다양한 상품을 함께 준비하고 빼빼로데이 명칭은 쓰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편의점들이 불매운동을 의식해 선제적으로 빼빼로데이 행사를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편의점 밖에 진열된 빼빼로데이 행사 상품. /최지희 기자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편의점 밖에 진열된 빼빼로데이 행사 상품. /최지희 기자
하지만 현장에서는 편의점 브랜드와 상관없이 점포 대부분이 외부에 행사 매대를 꾸려놓고 자체적으로 빼빼로데이 판촉 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 가맹점주 김모(44)씨는 "수요가 충분히 있는데 빼빼로를 앞세우지 않을 이유는 없지 않느냐"며 "빼빼로데이의 취지는 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날을 빌려 마음을 전하자는 것인데, 일본과 빼빼로데이를 엮어 기념일의 의미를 훼손시킬 필요는 없다고 봐 빼빼로를 예년보다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장은 "빼빼로데이는 1년 중 가장 대목인 날로, 대부분의 점주들이 올해도 특수를 기대하며 준비 중"이라며 "대규모 유통업체들만 빼빼로데이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를 더 얼어붙게 만드는 꼴"이라고 했다.

빼빼로데이는 편의점 업계에서 ‘최고 대목’으로 꼽힌다. 남·여 한쪽에서 각각 초콜릿과 사탕을 선물하는 한국의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는 달리 ‘서로 주고받는 날’로 자리 잡은 빼빼로데이에는 매출이 배가된다. 한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작년 11월 1~11일 기준 빼빼로 제품의 매출은 전 주 같은 기간보다 약 6.9배 늘었다. 또 다른 업체는 작년 11월 9~11일 기준 빼빼로가 포함된 쿠키류 매출이 2주 전 같은 기간 대비 약 4.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