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네이버, 세종 데이터센터 '아시아 챔피언' 노린다

황민규 기자
입력 2019.11.08 15:13 수정 2019.11.08 15:14
국내에 한곳도 없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설립..."중국보다 더 강하게"

네이버가 5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인 초대형 데이터 센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데이터 자체가 원유와 같은 역할을 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네이버는 이번 '세종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을 기반으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세종에 세우기로 한 데이터센터를 아시아 최대의 규모, 성능 측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내부 태스크포스(TF)에서 리서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이버가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뛰어난 데이터센터를 세웠다는 선언적 의미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미국, 중국 등지에는 즐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단 하나도 없는 실정입니다.

2018년말 기준 세계에 위치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국가별 비중. /시너지 리서치 그룹 제공
2018년말 기준 세계에 위치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국가별 비중. /시너지 리서치 그룹 제공
◇아시아 최대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노린다

네이버는 이번 세종 데이터센터를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로 설계해 세계적 ICT 흐름에 발맞출 예정입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란 기존 전통적인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유기적인 구조를 가진 데이터센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최소 10만대 수준의 서버를 운영하고 2만2500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시스템, 메모리,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을 유동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현재 미국, 중국, 호주, 독일 등지에 500여개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단 한 개도 없습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최대 강점은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각 수천개, 수만개의 서버들이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또 기존 데이터센터가 전자상거래나 검색 등 특정한 목적에 최적화된 것과 달리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분산처리 방식을 도입해 고객사의 요청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해외 IT업체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설립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비싸고 무거운 하드웨어 기반의 기존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 빅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IT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최근 미국, 중국 등에서 설립되는 데이터센터의 대부분이 하이퍼스케일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데이터 센터의 2배, 투자도 3.6배 쏟아부어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 제공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 제공
단순 검색 서비스에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세종 데이터센터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설계할 필요성이 충분해 보입니다.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넣을 예정이며,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도록 인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도 진행 중입니다.

네이버가 기존 데이터센터인 춘천 '각(閣)'보다 규모, 투자비를 높게 책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 부지를 춘천의 2배 수준인 10만㎡에 투자비 역시 1500억원에서 5400억원으로 3.6배 이상 늘렸습니다. 추후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라 투자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면적은 2배가 늘지만 투자비가 3.6배 높게 책정되는 건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최첨단 장비 때문입니다. 세종 데이터센터에는 인텔이 차세대 메모리로 내세우고 있는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 삼성전자의 2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장비가 대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메인메모리 중에서도 초고속 D램"이라며 "서버의 메모리 용량과 성능이 높아지면 서버의 가상화 성능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는데 이는 곧 대량의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학계에서는 이번 네이버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설립을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지털경제 시대에 데이터는 20세기 초 정유산업과 화학산업을 가능케 했던 원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모든 것이 초연결되는 시대, 데이터 경제는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