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월성1호기 조기 폐쇄” 방침에 460여개 원전업체 '눈물'

이재은 기자
입력 2019.10.08 15:36 수정 2019.10.08 16:37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경북 경주 소재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조기 폐쇄된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영구 정지가 확정될 예정이라 원자력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오는 11일 열리는 위원회 회의에서 월성 1호기에 대한 ‘영구 정지안’을 심의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원안위가 영구 정지안을 확정하면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국내 2번째 영구 폐쇄 원전이 된다.

한수원 홈페이지
한수원 홈페이지
월성 1호기는 지난 2012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7000억원을 투입해 안정성 강화 조치를 마친 뒤 10년 연장 운영 승인을 받았는데도 조기 폐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수원 이사회는 지난해 6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조기 폐쇄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구안을 의결한 상태다.

정부의 급진적 탈원전 정책으로 침체에 빠진 국내 원전 업계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원전 업계는 원전의 안전한 운영과 지난 60년간 구축한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해 정부에 탈원전 속도를 늦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지난 7일 저녁 산자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탈원전 정책으로 6개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이 7조원에 달한다"며 "원전 건설 중단으로 협력업체 460여개의 매출이 급감했고 당장 내년부터는 두산중공업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해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재개해달라고 촉구했다. 나 부사장은 "남은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유지·보수를 하려면 물량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물량이 없어 원전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며 "에너지 산업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를 하고 인력을 키워야 하는데 짧은 시간 내 (협력업체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성 1호기마저 영국 정지되면 원전 가동 중단으로 일감이 끊긴 원전 업계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한석 한국원자력연구원노조 부위원장은 "원전을 안전하게 계속 운전하기 위해 7000억원을 들여 주요 부품을 새 것으로 바꿨는데 조기 폐쇄한다니 원전 업계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원전 건설과 운영이 축소되면 고급 인력 이탈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