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 “효과 미진" vs "성장률 상승” 경제학자 갑론을박

김수현 기자, 이승주 기자
입력 2019.02.14 13:46
서울대 교수 "제도 다르고 경제 규모 차이 커 효과 미진"
IBK경제연구소 "20년간 연평균 성장률 1.6%p 상승"

문재인 정부가 남·북 경제협력(경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경협 효과를 두고 경제학자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수반하지 않는 경협은 효과가 크지 않다는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주장과 경협이 한국과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의 주장이 맞붙었다. IBK 경제연구소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024110)소속이다.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남북 경협과 경제통합’을 주제로 발표를 한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서로 다른 경제체제에서 이뤄지는 ‘낮은 단계의 경협’은 효과가 미진하다고 했다. 남·북한 제도가 워낙 다르고 경제 규모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조선일보DB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조선일보DB
김 교수는 한국은행과 한국산업단지의 산업연관분석을 이용해 2012년 개성공단이 남한 경제 국민총소득(GNI)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한 결과 0.012~0.043%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가 10개 생겨도 남한 GNI를 0.1~0.5% 가량 증가시키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경협으로 일부 기업은 ‘대박’이 날 수 있어도 단순히 경협만으로 머물면 인프라 등 비용이 커지는 구조라 전체적으로 대박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낮은 단계의 경협 만으로는 무역 효과를 더한다 해도 남한 경제를 1% 가량 증가시키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조 부소장은 ‘신(新)남북경협의 투자비 및 경제적 효과 분석’ 주제발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新)경제구상’ 10대 사업으로 향후 20년간 한국은 연 3%에서 4.6%, 북한은 연 1.8%에서 3.4%로 각각 1.6%포인트씩 연 평균 경제성장률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협에 드는 투자비 대비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다. IBK경제연구소는 향후 20년간 남북경협 사업에 총 63조5000억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연 평균 3조1750억원 규모다. 우리나라 연간 투자비(458조8000억원)의 약 0.7%, 정부의 SOC 예산(19조8000억원)의 16% 정도로 큰 부담이 없지만, 효과는 남북한 합쳐 613조5000억원으로 9.7배에 이른다는 게 조 부소장 주장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남북한이 각각 326만3000명, 192만2000명으로 추정됐다.

조 부소장은 "새로운 남북경협은 북한에 대한 ‘퍼주기’가 아닌 남북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북미 2차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후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새로운 남북경협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특별세션1에서 정혁 서울대 교수는 북한의 경제 개방이 북한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현재 북한의 무역 이익은 최종재만 고려해도 1인당 실질소득의 3~5%이며, 중간재, 자본축적, 기술 진보에 따른 성장 효과 등을 감안하면 후생 효과가 상당하다"며 "북한이 과거 폐쇄 경제체제 전략으로 돌아갈 경우 기회비용이 매우 클 수 있다"고 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경제의 개방으로 무역을 통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며, 직접적인 투자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선진국이나 중국 등 투자자본을 유치해서 이를 한국의 중소중견기업과 연결시켜 개방된 북한경제에 직접투자를 활성화 해야할 것"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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