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나홀로 호황' 뉴욕도 임차료 치솟아… 매장 접는 유통업 늘어"

장상진 기자
입력 2017.06.28 03:00

PD프로퍼티스 드로·박 공동대표


미국 뉴욕의 부동산 컨설팅·중개 회사인 PD프로퍼티스의 일라드 드로(Dror·왼쪽)·토니 박 공동대표. /PD프로퍼티스
미국 뉴욕의 부동산 컨설팅·중개 회사인 PD프로퍼티스의 일라드 드로(Dror·왼쪽)·토니 박 공동대표. /PD프로퍼티스
"뉴욕 주요 상권에서도 서울처럼 부동산 '나 홀로 호황'에 따른 임차료 급등을 따라잡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이 매장을 닫고 있습니다. 그 결과 치솟던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일단 상승을 멈췄습니다. 지금부터 부동산 가격이 버티느냐 마느냐는 경제 전반의 회복 여부가 결정할 겁니다."

미국 뉴욕의 부동산 컨설팅·중개 회사인 PD프로퍼티스의 일라드 드로(Dror)·토니 박 공동대표는 "특히 '최우량 임차인'이던 패션 기업과 은행이 임차료 급등에 더해 온라인 쇼핑·뱅킹 확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패션거리로 유명한 맨해튼 소호에서 월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이던 임차료가 월 40만달러로 치솟았다"며 "패션브랜드 자라(Zara)와 아메리칸어페럴 등이 임차료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소호 매장을 접었다"고 했다.

드로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뉴욕 임차료가 쉽게 내리지 않는 것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각종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유통 업황이 지금의 임차료를 감당할 수 있을 수준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부터 한국의 금융회사와 기관 투자자가 잇달아 뉴욕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PD프로퍼티스는 최근 1년 새 총 1조달러 규모의 뉴욕~서울 간 부동산 매매·임대·대출투자 거래를 컨설팅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회사다. 글로벌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WeWork)와 롯데그룹,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주요 파트너다.

박 대표는 “뉴욕에서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 압박을 받는 건물주들이 한국 금융사에 손을 벌리고 있다”며 “미국 연방금리가 오르는 사이 한국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되면서 건물을 담보로 한 금융권의 ‘중(中)순위 대출(메자닌 대출)’ 금리가 한·미 간 역전된 탓”이라고 했다. 중순위 대출은 담보 대상 부동산 평가액 60% 이내를 담보로 잡는 ‘선(先)순위 대출’에 이어 60~75% 구간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그는 “한국 금리가 오를 때까지 당분간은 한국 금융사들이 짭잘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어 경쟁적으로 뉴욕에 몰려들고 있다”고 했다.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사 대체투자 실무자들은 PD프로퍼티스에 대해 “기존 미국 주류 사회에서만 거래되던 물건을 한국 시장에 가져오면서 유명세를 탔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워너, 모이니언, 시트리트 등 현지 거물급 부동산 회사들의 건물 대출건이 최근 PD프로퍼티를 통해 한국 금융사를 통해 성사됐다.

비결은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다. 드로 대표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맨해튼의 대형 유대계 투자개발회사인 모이니언 그룹(The Moinian Group) 개발 이사(director) 출신이다. 박 대표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으로, 파네핀토 등 이탈리아계 개발회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다. 이다. 인구 850만명인 뉴욕시에는 이탈리아계가 190만명, 유대계가 110만명 산다.

박 대표는 “뉴욕 주류 사회에서는 타(他) 인종과의 거래에 폐쇄적인 성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웬만한 뉴욕 건물주는 한 두다리만 건너면 다 지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