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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NO일본' 운동에 제과업계 좌불안석, 왜?

산업 심민관 기자
입력 2019.08.01 06:00

새우깡, 빼빼로 등 장수 과자 일본이 원조? 국내 제과4사 좌불안석
허니버터칩도 한일 합작사가 생산한 제품…지분 50%는 일본 과자업체 ‘가루비’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반일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제과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자사 장수 제품들이 일본과 엮일 가능성 때문입니다.

◇ 새우깡, 빼빼로까지...장수 과자 알고 보니 일본이 원조?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과자류 장수 제품 중 일본 제품을 따라하거나 벤치마킹해 만든 제품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과자와 유사한 제품으로는 새우깡(농심), 빼빼로(롯데제과), 초코송이(오리온), 카라멜땅콩(크라운제과), 칸쵸(롯데제과) 등이 거론됩니다.

농심 새우깡(왼쪽)과 일본 가루비 '갓빠에비센'.

1971년 농심이 출시한 새우깡은 지난해 국내 스낵 매출 2위를 기록한 대표적인 장수 과자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새우깡의 원조는 1964년 일본 가루비가 출시한 '갓빠에비센'입니다. 농심은 이보다 7년 늦게 제품을 출시했는데 가루비가 만든 과자의 형태와 제품 포장지까지 비슷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롯데제과가 1988년 선보인 빼빼로 역시 일본 글리코가 1966년 출시한 '포키'가 원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5년 첫 선을 보인 오리온 초코송이도 일본 메이지제과가 1975년 만든 '기노코노야마'와 흡사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밖에도 1984년 출시된 롯데제과 칸쵸는 일본 모리가나제과의 '팟쿤쵸'를, 1989년 나온 크라운제과 카라멜땅콩은 일본 토우하토의 '카라멜콘'을 각각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 빼빼로(왼쪽)와 일본 글리코 '포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30~40년 전에는 과자 제조 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신제품 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어려웠다"면서 "일본에서 검증된 인기 제품을 벤치마킹하면 비용을 아낄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진 기술이 적용된 일본 과자를 흉내내는 것 만으로도 기술력이 있다고 인정받았다"라고 했습니다.

◇ ‘허니버터칩’도 알고 보면 일본과 같이 만든 제품

국내에 '단짠(달면서 짠)' 감자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허니버터칩. 이 제품도 알고 보면 일본과 관련이 있습니다. 허니버터칩도 일본 가루비가 만든 '행복버터칩'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실제로 일본 가루비는 현재 한국에서 허니버터칩을 만드는데 관여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가루비는 2011년 해태제과와 함께 '해태가루비'라는 회사를 세웠습니다. 이 회사 지분은 해태제과와 가루비가 각각 절반씩 가지고 있고, 한국인인 안희성 사장과 일본인인 모리오카테이치로 사장이 공동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태 허니버터칩(왼쪽)과 일본 가루비 '행복버터칩'.

해태가루비는 허니버터칩과 허니자가비 등 감자칩류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허니버터칩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합니다. 해태제과는 해태가루비가 만든 제품들을 구매한 뒤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고 있죠. 지난해 해태제과가 해태가루비로부터 구매한 제품(허니버터칩, 허니자가비, 생생칩 등)은 약 457억원에 달합니다. 해태가루비가 지난 8년간 해태제과를 상대로 한 매출(2011~2018년)은 약 3087억원에 이릅니다.

해태가루비는 일본 가루비에 제품 생산과 관련해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고, 가루비로부터 매년 원재료도 구매해 왔습니다. 해태가루비가 일본 가루비(북미법인+본사)로부터 지난 8년간 구매한 원재료비는 약 135억원입니다. 원재료는 주로 양념과 감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생산을 일본 회사와 함께 하고 있는건 맞지만 양사가 사업 수익에 대한 배당금을 지금까지 나눈 적은 없다"며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 독자 브랜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40여년 전에는 식품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일본을 통한 벤치마킹이 활발했었고, 이는 현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며 "일본도 유럽 제품을 모방해 성장한 케이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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